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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공공행정의 뿌리 – 정약용의 사상 오늘날 대한민국의 행정제도와 리더십은 서구의 제도적 틀을 차용했지만, 그 이면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丁若鏞)의 사상과 정신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정약용은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을 통해 행정, 법률, 형벌, 조직 운영에 대한 실천 중심의 이론과 철학을 남겼으며, 이는 오늘날 공공행정의 철학적 기반이자 리더십 교육의 고전적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형 공공행정의 기원과 방향을 정약용의 사상을 통해 살펴봅니다.민본(民本)과 애민(愛民) – 백성을 중심에 둔 행정 철학정약용이 남긴 가장 핵심적인 행정 철학은 바로 민본사상(民本思想)입니다. 『목민심서』 서문에서 그는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고 하며, 통치.. 2025. 4. 9.
직장인을 위한 도덕경 – 무위의 리더십 배우기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 환경, 성과 중심의 평가 문화,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번아웃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비움”과 “유연함”의 철학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고전 『도덕경(道德經)』은 2,500년 전 노자가 남긴 짧지만 강력한 문장으로, 직장 내 리더십, 인간관계, 조직운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전합니다. 본 글에서는 도덕경의 핵심 사상을 현대 직장인과 리더의 입장에서 해석해보고자 합니다.1. 무위(無爲)란 무책임이 아닌, 간섭하지 않는 지혜『도덕경』의 대표적인 문장은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입니다. 직역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라는 의미지만, 오해의 여지가 많습니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는 게으름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억지로.. 2025. 4. 8.
유럽 중심 역사에서 벗어나 말레이 고전을 읽다 세계사 교육과 문학 독서에서 여전히 유럽 중심의 시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도 고유의 풍부한 서사와 세계관을 담은 고전들이 존재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 말레이 세계의 고전이자 역사·신화적 서사시인 『수탄 이스칸다르(Sulalatus Salatin)』, 또는 『슬랄라투스 살라틴』입니다. 이 글에서는 유럽 중심의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 말레이 고전을 통해 다른 문명의 세계관과 역사 서술 방식을 이해하는 시도를 해봅니다.동남아시아에도 ‘왕조 서사’는 존재한다『수탄 이스칸다르』는 15세기 말라카 술탄국의 역사와 그 정통성을 설명하기 위한 고전으로, 말레이어로 기록된 대표적인 역사문학 작품입니다. 흔히 서양의 왕조사나 그리스-로마 신화가 중심이 된 고전 교육에서, .. 2025. 4. 8.
디지털 피로 사회에서 몽테뉴의 고요함을 배우다 24시간 연결된 사회, 스마트폰과 SNS 알림에 휘둘리는 일상. 정보와 소통이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로를 호소합니다. 이러한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몽테뉴의 『수상록(Les Essais)』입니다.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 지식인 몽테뉴는 외부의 혼란 대신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선택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대 디지털 피로 사회에 꼭 필요한 고전, 『수상록』의 철학을 소개합니다.고립이 아니라 고요함 – 몽테뉴의 ‘혼자 있기’ 철학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수없이 반복해서 말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귀 기울이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는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며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고, 그것을 고립이 아니라 ‘자기 내면으로 향하는 자유’로 여겼습니다.몽테뉴는 일찌.. 2025. 4. 8.
고등학생을 위한 세계 신화 입문 – 라마야나 편 『라마야나(Ramayana)』는 인도의 대표적인 고전 서사시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서사 중 하나입니다. 그리스의 『일리아드』, 중동의 『길가메시 서사시』와 함께 세계 3대 영웅 서사로 평가받으며, 오늘날에도 인도와 동남아 문화권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이 글에서는 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라마야나』의 핵심 줄거리, 등장인물,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교훈을 알기 쉽게 정리해 봅니다.신화 속의 영웅, 라마 – 정의와 의무를 선택한 왕자『라마야나』의 주인공 라마는 아유타야 왕국의 왕자입니다. 그는 정의롭고 지혜로운 성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지만, 왕위 계승을 앞두고 계모의 간계로 인해 14년 동안 숲에서 유배를 당하게 됩니다. 라마는 이에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2025. 4. 7.
OTT 미디어 시대, 왜 『일리아드』는 여전히 강력한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는 인류 최초의 서사시 중 하나로,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시기를 배경으로 인간의 분노, 명예, 죽음, 신과 인간의 갈등을 장대한 서사로 풀어낸 고전입니다.OTT 콘텐츠가 지배하는 넷플릭스 시대에, 빠른 전개와 자극적 서사에 익숙해진 독자들이 다시금 『일리아드』를 찾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왜 이 오래된 이야기가 지금도 여전히 강력하게 다가올까요? 본 글에서는 『일리아드』의 구조, 정서, 메시지를 중심으로 그 현대적 의미를 조명합니다.1. 분노의 서사 – 감정의 핵을 꿰뚫다『일리아드』의 시작은 “노래하라,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서사 전체를 이끄는 중심 정서는 ‘분노’입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