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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홍길동 vs 유럽 로빈후드 – 동서양 의적 비교 세계 문학사에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사랑받아 온 의적 영웅들이 존재합니다. 한국 고전 문학의 대표적 영웅 『홍길동전』의 홍길동과 유럽 영문학에서 대표적인 민중 영웅 로빈후드(Robin Hood)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두 인물은 태생도, 활동 무대도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부패한 권력과 불의에 맞서 민중을 구원하는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조선의 홍길동과 영국의 로빈후드를 비교하며 동서양 영웅 서사의 공통점과 차이,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들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봅니다.홍길동과 로빈후드, 어떤 인물인가?『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은 조선시대 양반의 서자(庶子)로 태어나 출생의 한계와 사회적 차별에 부딪히는 인물입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2025. 4. 11.
인간 본성의 민낯 – 보카치오가 본 위기의 사람들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의 『데카메론(Decameron)』은 중세 유럽을 대표하는 고전 문학으로, 전염병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14세기 유럽, 특히 이탈리아 피렌체를 휩쓴 페스트(흑사병)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무너뜨렸고, 그 혼란 속에서 인간의 선함과 이기심, 사랑과 욕망, 지혜와 어리석음이 극적으로 표출되었습니다. 『데카메론』은 그 혼란의 시대 속에서 인간 군상을 100편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 본성의 본질을 질문하게 만듭니다.페스트라는 위기 속 인간의 민낯『데카메론』의 배경은 1348년 이탈리아 피렌체, 당시 유럽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고 간 페스트입니다. 보카치오는 이야기의 서문에서 당시 .. 2025. 4. 11.
현대 심리소설의 원형, 11세기 겐지 이야기 『겐지 이야기(源氏物語, 겐지 모노가타리)』는 일본 헤이안 시대의 궁중 여류 작가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가 쓴 작품으로, 세계 최초의 장편 심리소설로 평가받는 불후의 고전입니다.주인공 히카루 겐지(光源氏)의 사랑과 상실, 권력과 욕망, 삶의 덧없음을 800여 년 전의 섬세한 시선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단지 일본 고전 문학의 최고봉일 뿐만 아니라, 현대 심리소설의 원형이자 문학적 모범으로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이 글에서는 『겐지 이야기』가 심리소설의 관점에서 어떤 의의를 갖는지, 어떻게 지금까지도 살아있는 고전이 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인간 내면의 섬세한 묘사 – 11세기의 ‘심리소설’『겐지 이야기』는 단순한 궁정 연애담이 아닙니다.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내면 심리를 극.. 2025. 4. 10.
선동의 시대, 오웰이 경고한 권력의 언어 조지 오웰의 고전 『동물농장(Animal Farm)』은 단순한 동화가 아닙니다.이 책은 언어가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고, 권력을 유지하며, 사회 전체를 조종할 수 있는지를 날카로운 우화와 풍자로 경고한 정치 문학입니다.특히 오늘날의 가짜뉴스, 프레이밍, 정치적 언어 전략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동물농장』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입니다.이 글에서는 조지 오웰이 『동물농장』을 통해 던진 핵심 메시지—권력과 언어의 관계, 선동의 메커니즘,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말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 언어는 권력의 무기『동물농장』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이 문장은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 2025. 4. 10.
조선 헌법, 『경국대전』이 말하는 공정한 국가는 조선 왕조는 약 500년이라는 장기간 유지된 동아시아 역사상 보기 드문 장수 국가입니다.그 장기적 안정성과 통치력의 핵심에는 바로 국가 운영을 제도적으로 체계화한 법전, 『경국대전(經國大典)』이 있었습니다.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헌법'의 기능을 했던 이 법전은 단지 법조항의 나열이 아니라, 조선이 지향한 공정한 사회, 유교적 질서, 백성을 위한 통치 시스템을 담고 있습니다.이 글에서는 『경국대전』의 구성과 철학을 통해, 조선이 정의한 공정한 국가란 무엇이었는지 탐구해 봅니다.국가의 중심 원칙 – 유교적 질서와 민본주의의 조화『경국대전』은 조선 성종 때 완성된 통치법전으로, 이(吏), 호(戶), 예(禮), 병(兵), 형(刑), 공(工)의 6전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이는 오늘날로 치면 행정, 재정, 예.. 2025. 4. 10.
SNS·가짜뉴스 시대의 진짜 ‘어리석음’이란 『우신예찬(The Praise of Folly)』은 16세기 르네상스 인문주의자 에라스뮈스(Erasmus)가 집필한 고전 풍자문학입니다.‘어리석음의 여신’이라는 가상의 화자가 등장해 당시 유럽 사회의 위선과 허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책은,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강력한 통찰을 던집니다.특히 SNS, 가짜뉴스, 자기 확신과 확증편향이 넘치는 오늘날의 정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진짜 어리석음이 무엇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 글에서는 『우신예찬』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의 ‘현명함’과 ‘어리석음’에 대해 철학적으로 성찰해봅니다.정보는 넘치지만 지혜는 사라졌다 – 에라스뮈스의 경고에라스뮈스는 『우신예찬』에서 “세상의 모든 일은 어리석음 덕에 돌아간다”는 역설적 선언을 합니다. 그는 .. 2025. 4. 9.